카펠라 호텔? 마차부자리 알파 Capella 전설과 이지스 방패

얼마 전에 봄철 대표별자리 들에 대해서 대략 훑어 봤습니다.

이제 여름철 별자리 연재를 시작하려 했는데 뜬금없이 겨울철 별자리 언급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별자리가 아닌 별자체만 다루겠습니다.

시기가 시기니만큼 요즘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카펠라 호텔 때문에 카펠라에 대해서 써보려 합니다. 카펠라는 겨울철 별자리인 마차부자리의 알파별입니다.

저는 싱가포르에 방문한 적이 없지만, 오키나와 여행 때 오리온 모토부 호텔에 묵었을 때 카펠라 식당을 이용한 적은 있습니다.

오키나와의 오리온 호텔은 오리온 별자리라는데 착안해서 부대시설의 이름이 대부분 겨울별자리인 오리온과 관련있는 이름이거나 겨울철 밤하늘의 밝은 별의 이름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카펠라입니다.

카펠라(Capella)는 마차부자리 알파(α Aurigae, α Aur)이기도 하지만 달의 지형 중 Capella분지라는 분지의 이름으로 명명되어 쓰이고 있습니다.

Capella의 뜻은 새끼염소라는 뜻이지만, 북반구에서 볼 수 있는 별 중에서 목자자리 알파별 아크투루스와 거문고자리 알파별 베가 다음으로 세번째로 밝게 빛나는 별"들"입니다.

Capella가 주목받는 이유 중의 하나는 굉장히 독특한 천체구조를 가지고 있어서입니다.

보통 제가 별자리의 알파를 표기할 때 알파별이라고 표기하지만, 이 천체계에 대해서는 알파라고만 표기했고, '밝게 빛나는 별들'이라고 말씀드렸어요. 흔히 말하는 쌍성의 구조를 가지고 있고 더 정확히 말하자면 카펠라 항성군을 자세히 보면 쌍성 이외에도 수많은 별들이 보입니다.

그 중에서 카펠라Aa, 카펠라Ab 두 개의 거성이 가장 밝게 빛나며 이 별들은 태양의 10배의 크기를 가집니다. 위 사진에서 SOL은 태양의 크기고 나머지 카펠라H 카펠라L은 태양의 절반도 안되는 적색왜성입니다. 그 이외에도 카펠라C부터 G, I부터K까지 존재하지만, 사실 이들은 카펠라 항성계 너머에 있는 별들이 보이는 것일 뿐 카펠라 항성계의 일원은 아닙니다.

카펠라 항성계는 태양계로부터 42.2광년 불과 12.9파섹의 거리만 떨어져 있는 비교적 지구에서 가까운 별에 속하는 항성계입니다.

이들 항성계가 독특한 이유는 거성 둘이 서로 공전하고 있으며, 다시 그 주위를 적색거성 항성들이 공전하고 있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다시 이 작은 적색왜성(CapellaH, CapellaL)들은 자기들끼리 또 공전하고 있습니다. 거성 주위를 공전하는 적색왜성 둘은 1만AU정도 떨어져 있지만, 거성의 중력계에 묶여 공전을 하고 있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공전주기는 400년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카펠라 전설

과거에 염소별자리가 별도로 있었으나 2세기경 프톨레미가 염소별자리와 마차부자리를 합쳐서 잊혀졌다는 설도 있습니다.

마차부자리 전설을 다룰 때 다루게 되겠지만, 카펠라는 제우스에게 젖을 먹인 염소인 아말테이아(Ἀμάλθεια Amalthea)의 산양 코르누코피아(cornucopia) 인 것으로 설정됩니다.

Amalthea and Jupiter's Goat - Pierre Julien - 1787

크로노스가 자꾸만 자식들을 집어 삼키자 제우스가 태어났을 때 대지의 여신인 레아는 염소(Aigaion)산의 님프 아다만테아에게 제우스를 맡겨 아다만테아의 쌍둥이이며 산양의신 육아의여신인 아말테아에게 산양의 젖을 먹이게 해서 제우스를 키워냈습니다. 이 산양의 뿔에는 신들의 음식인 암브로시아와 음료인 넥타르가 가득차 있었어요. 어느날 어린 제우스가 이 산양의 뿔을 부러트렸을 때 그 부러진 뿔을 소유한 자가 원할 때 무엇이든 내놓는 힘을 가졌기 때문에 이 뿔은 풍요를 상징하고 풍요의 뿔(코르누코피아 cornucopia)이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풍요의 뿔(코르누코피아 cornucopia)

뿐만 아니라 제우스는 이 불쌍한 산양의 가죽으로 방패를 만들었는데, 이 방패가 바로 그 유명한 이지스(Αιγίς, 아이기스 Aegis)입니다. 이지스 방패는 방패의 몸체는 바로 아말테아의 산양 코르느코피아의 가죽으로 만들고, 적들에게 공포를 주기 위해 페르세우스가 처치한 메두사의 머리를 장식으로 달고 있습니다.

훗날 이 공로로 이 산양은 염소별 카펠라가 되었습니다.

동아시아 천문학에서 카펠라는 필수(畢宿)로 서방백호 7수중 5번째이며 다섯수레(오거)별자리를 이루는 별의 하나로 오거이(五車二, 간체자: 五车二)라고 불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