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기지 로켓 이착륙장에 ‘제주 돌담’

달 기지 로켓 이착륙장에 ‘제주 돌담’

제주 돌담은 한국의 전통적인 건축 기법 중 하나로, 바람을 막고 경관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최근 스위스 연구진이 이 전통적인 돌담의 아이디어를 미래의 달 이착륙장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는 특히 '아르테미스 계획'과 같은 대규모 달 탐사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달 기지 로켓 이착륙장에 돌담 담장을 쌓는 이유

로봇 굴착기가 무게 1t이 넘는 돌을 집어 올려 쌓는 모습. 로봇은 돌과 콘크리트 덩어리를 블록 끼우듯 쌓아 접착 시멘트나 지지대 없이도 안정적인 돌담을 만들었다./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

달 표면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한 환경입니다. 달의 중력이 지구보다 약하기 때문에, 로켓이 이착륙할 때 발생하는 폭풍은 달 먼지를 크게 흩날리게 합니다. 이 먼지, 즉 '레골리스'는 입자가 매우 작고 날카로워, 기지나 장비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사람이 이 먼지를 흡입할 경우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로켓이 착륙하거나 이륙할 때 발생하는 폭풍을 막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Z)의 연구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켓 이착륙장을 원형의 담장으로 둘러싸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이 담장은 폭풍의 힘을 가두고, 달 먼지가 기지나 장비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합니다. 이 담장의 높이는 약 3.3m, 지름은 100m 정도로, 이 정도 규모면 로켓 엔진에서 발생하는 폭풍을 효과적으로 가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주 돌담과의 유사성

흥미롭게도, 이 담장의 구조와 축조 방식은 전통적인 제주 돌담과 유사합니다. 제주 돌담은 자연 상태의 돌을 이용해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돌들을 서로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며, 이를 통해 바람을 효과적으로 막아줍니다. 달의 담장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월면에 있는 돌을 수집해 수직으로 쌓아 올리고, 돌 사이에는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담장에는 작은 틈이 생길 수 있지만, 필요시 작은 돌을 밀어 넣어 틈을 메우는 방식으로 보완할 수 있습니다.

이 담장을 쌓는 작업은 사람이 아닌, 굴착기 형태의 무인 로봇이 담당하게 됩니다. 이 로봇은 이미 시제품이 개발되어 실제로 담장을 쌓는 데 성공한 바 있습니다. 로봇에는 레이저로 전방 물체의 모양을 인식하는 라이다(Lidar)와, 돌을 들어 올렸을 때 무게 중심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에너지 절약과 공학적 효율성

달에서 담장을 세우는 데 있어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에너지 절약입니다. 달의 돌을 그대로 사용해 담장을 쌓으면, 건축 자재를 따로 생산할 필요가 없어 에너지를 크게 절약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에 논의된 자재 공장을 달에 세워서 건축 자재를 생산하는 방안에 비해, 이 방식은 공장 가동에 필요한 '가열' 공정을 생략할 수 있어 더 효율적입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담장 기술이 향후 화성에서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화성 또한 탐사의 중요한 대상이며, 미래의 기지 건설 시 달과 유사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

스위스 연구진이 제안한 달 이착륙장에 담장을 쌓는 아이디어는 전통적인 제주 돌담의 원리를 우주 환경에 적용한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로켓 착륙 시 발생하는 폭풍으로부터 달 기지와 장비, 그리고 사람들을 보호하는 이 담장은 단순하지만 매우 효과적인 방법으로, 첨단 기술이 적용된 무인 로봇에 의해 건설될 예정입니다. 이 기술은 달뿐만 아니라 향후 화성 탐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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