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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천체,우주/별자리 전설

여름철 별자리 시리즈3 거문고자리 lyra α 직녀성 베가 이야기 에우리디케와 오르페우스 신화 억울한 아리스타이오스의 미투

by 45분점1 2019. 6. 28.

목차

    어영부영 여름철 별자리 시리즈 3번째 글입니다.

    오늘 소개할 여름 별자리는 거문고자리라는 이름을 가진 별자리입니다. 

    천문연맹의 88개 별자리 중에서 꽤 고참 급에 속하는 별자리입니다.

    서양별자리 이름인데 거문고라니 신기하다 싶었던 적이 있었어요. 

    사실 이 별자리의 이름은 Lyra라는 악기의 이름입니다. 

    리라는 하프처럼 생겼지만 하프는 아닌 악기입니다. 

    음악에 조예가 깊은 태양의 신 아폴론이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리라는 하프보다는 작은 악기이고 하프와는 구별됩니다. 

    일본으로 전해졌다가 한국에서 일본어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거문고자리라는 이름이 되었습니다.

    거문고자리 이야기의 주인공은 그리스로마신화에서 음악의 영웅인 오르페우스[Ὀρφεύς Orpheus]입니다.

    오르페우스가 누구인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합니다. 어차피 그리스신화는 지어내서 구전되는 이야기이므로 구전에 따라 내용이 판이하게 다릅니다. 오르페우스는 아폴론과 음악의 신 9뮤즈 중 칼리오페 사이에 태어났다는 설과 트라키아의 왕 오이아그로스와 칼리오페 사이에 태어났다는 설 두가지가 지배적입니다.

    스포일러를 조금 하자면, 결국 오르페우스는 "죽고" 신 중의 하나가 그를 가엾이 여겨 Lyra를 별자리로 만들었다는 것이 뻔한 스토리일 것입니다. 오르페우스가 서사시의신인 칼리오페[각주:1][Calliope]와 아폴론 사이의 자식이라면 죽을 수 없는 신의 신분이기 때문에 죽는다는 전설 자체가 말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오르페우스는 트라키아의 왕자로써 오이아그로스와 칼리오페의 아들이라는 설정이 여러면에서 말이 되는 설정이 됩니다.

    그런관계로 오르페우스는 반인반신인 영웅의 칭호로 불립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영웅은 무엇인가 대단한 업적을 이루어야만 받는 칭호이기도 하지만, 사실 부모 중의 한 쪽이 신이어서 필사의 존재지만 신에 필적할 힘을 가진 존재들을 영웅이라고 불렀습니다. 영어로 Hero(히어로)인 존재들의 주된 특징이 신에 필적할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존재를 지칭하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말이죠.

    오르페우스의 주특기는 음악입니다. 음악이 워낙에 아름다워서 사나운 동물도 잠재우며, 심지어 파도까지 잔잔하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아르고 호 원정에 참여한 오르페우스는 리라를 뜯어서 세이렌들의 노래 조차 무력화 시켜서 안전한 항해를 하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고대의 배에는 하프 조각이 걸려 있는 것이 하프가 아닌 리라로 오르페우스의 음악으로 안전한 항해를 기원한 의미를 가졌던 것입니다.

    오르페우스의 어머니인 칼리오페는 제우스의 딸입니다. 제우스와 기억의 신인 므네무시네(Mνημοσύνη Mnemosyne)라는 티탄족 여신 이 9일동안 관계를 가져서 9명의 뮤즈(Muses)를 낳습니다. 므네무시네는 영어로 기억인 Memory의 어원이 되었습니다. 나인뮤지스 중의 하나인 칼리오페는 서사시의 신입니다.

    Jupiter, Disguised as a Shepherd, Seducing Mnemosyne, the Goddess of Memory

    과거 그리스는 역사=기억=서사시와 밀접한 관계를 가졌습니다. 마땅한 기록의 도구가 없던 고대 그리스에서는 인류의 역사를 기록하고 전승하기 위한 방법으로 시인들이 서사시를 지어 읊어 기억하고 전승했습니다. 서사시를 읊는 일은 기억을 해야하는 일이었습니다.

    태양의 신이자 음악에 조예가 깊었던 아폴론은 하프에 현을 2개를 덧붙여서 뮤즈들을 찬양하는 리라를 만듭니다. 뮤즈들 중의 하나를 꼬시려고 만든 것인지, 찬양의 뜻으로 만든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뮤즈 중의 한 명인 칼리오페의 아들 오르페우스에게 새로 만든 리라를 선물하자 오르페우스는 곧바로 아름다운 음악을 켜며 노래를 불렀기에 아폴론이 오르페우스를 무척 아꼈습니다.

    장성한 오르페우스는 아르고호 원정을 다녀온 직후 님프인 에우리디케와 사랑에 빠져 결혼합니다.

    신혼의 단꿈에 젖어 있을 즈음 에우리디케가 숲속을 산책하고 있을 때 양봉꾼인 아리스타이오스(Aristaios)가 에우리디케의 미모에 반해서 추근덕 댑니다.

    숲속에서 무서운 벌을 잔뜩 부리며 다가오는 시커먼 사내에게 위협을 느낀 에우리디케는 미투를 외치며 도망치다가 독사를 밟아 물려 죽게됩니다.

    Giulio Romano: Orpheus and Eurydice Before Pluto and Proserpina

    아내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오르페우스는 리라를 켜며 세상을 헤매다 저승까지 찾아갑니다. 슬프디 슬픈 곡으로 저승의 문을 지키는 케베로스까지 얌전하게 만들며 명계의 신 하데스 앞에 찾아가 에우리디케를 돌려보내 줄 것을 간청하며 짜증이 날 정도로 슬프고 아름다운 노래를 부릅니다.

    저승에 메인 몸으로 에우리디케와 오르페우스의 사연을 슬프게 여긴 페르세포네까지 하데스에게 간청하며,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도 오르페우스의 음률에 탄복하며 눈물을 흘리자 하데스는 에우리디케의 생환을 약속합니다.

    그렇지만 오르페우스에게 저승을 벗어날 때까지 절대로 아내를 쳐다보지 말 것을 조건으로 달면서 에우리디케의 부활을 허락합니다.

    하지만...그리스 신화에서 인간은 언제나 불완전한 존재이고 말도 안듣고 약속도 안지키는 존재라서 벌을 받는 존재들로 그려지죠. 반신 반인인 오르페우스 역시 저승을 벗어나기 직전에 에우리디케를 돌아보아서 에우리디케는 영원히 지옥에 갖히게 됩니다.

    Friedrich Heinrich Fuger (1751-1818), Orpheus and Eurydice in Hades.

    물론 원모어를 외치며 명계로 되돌아가 간청하려했지만, 카론도 케베로스도 처음처럼 친절하지 않았고, 페르세포네마저 고개를 돌렸죠. 낙심한 오르페우스는 지상으로 돌아온 오르페우스는 심하게 삐뚫어져서 소년들의 똥꼬만 탐하고 돌아다니며 동성애를 즐기는 오르페우스교를 설립합니다.

    세상 잘생인 남자들이 남자들끼리 즐기는 꼬락서니 탓에 숱하게 오르페우스와 오르페우스교의 꽃미남들에게 구애를 했다가 퇴짜를 먹은 여인들이 술을 마시고 미쳐서 오르페우스를 공격합니다. 오르페우스는 음악의 공력으로 미친 여자들의 던진 창과 활마저 감동시켜 떨구지만, 미친 여자들이 괴성을 지르며 공격하여 오르페우스의 음악을 무력화하자 창과 활이 오르페우스를 꽤 뚫습니다.(여기서 미친여자들이라 함은 여자들이 미쳤다고 성혐오 공격을 한 것이 아닙니다. 신화 속에서 실제로 눈이 뒤집힌 여자들을 지칭하는 형용사입니다.)

    이들은 오르페우스의 머리를 뜯어 헤브로스 강에 버렸으며 오르페우스의 머리는 몸에서 뜯겨난 뒤로도 오랫동안 흘러다니며 노래를 불렀으며, 오르페우스의 리라 역시 강과 바다를 떠돌며 슬픈 음악을 울려댔다고 합니다.

    이 소식을 들은 아폴론은 자신의 아들의 잘못으로 벌어진 비극과 아꼈던 제자의 죽음과 재능을 안타까와 하며 오르페우스의 리라를 밤하늘의 별자리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전승에 따르면, 오르페우스의 이모들인 뮤즈들이 오르페우스의 리라를 밤하늘의 별자리로 만들었다고 전하기도 합니다만...뮤즈는 신의 등급 중 상당히 하위계급에 속하기 때문에 밤하늘의 별자리를 만들 정도의 권능이 없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때문에 아폴론이나 제우스가 별자리를 만들었다고 하는 것이 자연스럽죠. 따지고 보면 오르페우스는 제우스의 손자이고, 아폴론의 조카나 마찬가지니까요.

    그러면 아폴론은 왜 죄책감을 느꼈을까요? 에우리디케를 죽음으로 몰고간 아리스타이오스가 바로 아폴론의 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아리스타이오스[Ἀρισταῖος Aristaeus]는 아폴론과 물의 요정인 키레네(Cyrene)의 아들입니다. 

    Apollo Abducting Cyrene

    키레네는 맨손으로 사자도 때려 잡으며 제2의 아르테미스라고 불릴 정도로 사냥에 뛰어난 요정이었어요. 이 모습에 반한 아폴론이 키레네를 리비아로 납치해서 ㄱㄱ합니다. 하는 수 없이 아폴론의 아이를 낳은 키레네는 산후 우울증의 신이기도 했던터라, 아폴론은 아들의 안전을 위해 아이의 양육을 증조할머니 가이아와 계절의 여신 호라이에게 맡깁니다. 계절의 여신과 대지의 여신에게서 자랐으니 자연적으로 농경과 관련된 테크트리를 타서 올리브의 신, 정원의 신, 목양의 신, 양봉의 신이 됩니다.

    요정과 신사이에 태어난 신의 아들로 군대는 당연히 면제되었고, 인간과 신 사이의 아들들인 영웅보다 훨씬 대우를 받았습니다. 사람들에게 올리브나무 재배법을 알려준 신이며, 양봉의 신으로 추앙받았습니다. 배다른 형제 아스클레피오스처럼 반인반마인 켄타우루스 족의 케이론에게서 의술을 배워 의술에 능했으며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아서 예언에도 능했습니다. 

    2018/06/12 - [천문,천체,우주/별자리 전설] - [겨울철별자리] 시리우스와 오리온 자리 신화,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와의 사랑 이야기 & 뱀주인자리 전갈자리 전설

    훌륭한 신이었으나, 에우리디케 살해범으로 몰려 억울한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아리스타이오스는 그냥 예쁜 여인이 보여 따라갔을 뿐인데, (아~ 왜 여자들 그런거 있잖아? 밤에 골목길에서 애써 무시하고 싶은데 뒤 따라오는 남자는 죄다 잠재적 치한으로 취급하면서 재수없는 눈빛으로 뒤돌아보면서 싸가지 없는 표정짓는 그런거 있잖아~) 지레 혼자 겁먹고 튀다가 독사를 밟아서 사망.(이승탈출 넘버원)

    Euridice and Aristaeus, by Niccolo' dell'Abate (ca 1509-1571)

    오달수급 억울함의 양봉의 신 아리스타이오스는 에우리디케 사건으로 업보를 받아 수천년전부터 벌들의 떼죽음으로 위협받고 있습니다. 아리스타이오스가 치던 벌들이 어느날 한꺼번에 떼죽음을 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리스타이오스가 어머니를 찾아가 자문을 구하자 바닷속에 은거중인 포세이돈의 아들로 예언에 능한 바다의신 2세인 프로테우스[Πρωτεύς Proteus]를 잡아서 쇠사슬로 묶어 고문을 해서 벌떼의 죽음의 원인을 알수 있다는 조언을 듣고 그렇게 행합니다.

    프로테우스는 에우리디케의 죽음을 언급하며, 오르페우스의 죽음 등으로 뮤즈들이 노했으므로 황소 네 마리와 송아지 네 마리를 제물로 바치면 해결된다고 예언합니다. 제물을 바치고 9일이 지나자 죽은 소 주위로 벌들이 다시 돌아와 있었습니다. 올림푸스 신들의 뒷끝은 수천년이 지나도 남아 있는 것인지 여전히 꿀벌들은 언제든 멸종될 위기에 벌벌 떨고 있어서 이름이 벌이라....죄송....아무튼 여전히 꿀벌은 갑자기 죽음을 맞을 운명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벌들이 뭘 잘못했다고....)

    거문고자리의 알파성은 베가입니다. 북반구에서 2번째로 밝은 별로 여름철 대삼각형 3 시리즈의 마지막 별입니다. 이들을 연결함으로써 여름밤하늘의 대삼각형이 그려집니다. 기원전 1만 2천 년 경까지 북극성의 자리에 있었고, 지구의 세차 운동으로 서기 14000년 경에는 북극성이 될 예정입니다.

    동양의 전설에서는 독수리자리 알파성 알타이르가 견우성으로 불리는 것과 대응해서, 거문고자리 알파성 베가는 직녀성으로 불립니다. 알타이르에 대해서 언급했을 때 밝은 별일 수록 신분이 높은 것을 뜻한다고 언급했듯이 직녀는 꽤 고위급 인물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름밤하늘 은하수를 사이에두고 직녀성이 빛나고 대응하는 점에서 견우성이 빛나기 때문에 칠월칠석에 오작교를 건너 둘의 만남이 이뤄진다는 애뜻한 동양의 전설도 흥미롭습니다.

    은하수가 빛나는 여름밤에 광해가 적은 곳에서 이들 별들을 만나보세요!

    거문고자리의 천체들

    거문고자리 α(베가;Vega,): 베가는 북반구 하늘에서 2번째로 밝은 별, 전체 밤하늘에서 5번째로 밝습니다. 

    거문고자리 β: 3.45 등성으로, 식변광을 일으키는 이중성이다.

    거문고자리 δ: 푸른 빛이 도는 흰색의 6등성 별과 붉은 4 ~ 5등성의 별로 구성된 이중성이다.

    거문고자리 ζ: 이중성이며, 쌍안경으로 구별이 가능하다.

    M57 고리 성운

    거문고자리 RR: 맥동 변광성.

    M56: 느슨한 구상성단.

    M57: ‘고리 성운’. 밝기는 8.8등급이다.

    퀴퍼 90(Kuiper 90): '글리제 747AB'

    4월 26일을 전후해서 거문고자리 유성우 우주쇼가 있습니다.

    2018/06/14 - [천문,천체,우주/우주쇼] - 2018년 개기일식 & 2018 개기월식 등 우주쇼 일정 7월 28일 물병자리 델타 유성우 & 월식


    1. 미육군 다연장로켓 이름, 소행성 이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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